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능력은 성숙한 정서 발달의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36개월 아이는 언어 표현이 아직 완전하지 않고, 감정 인식 능력도 성장 중이기 때문에 감정을 행동으로 드러내거나 억누르기 일쑤입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를 단순히 ‘내성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정서적 언어화를 돕는 체계적인 지도와 환경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유치원에서 감정 표현이 어려운 아이를 지도하는 실제적 방법과 교사·부모의 협력 방안을 제시합니다.
‘말이 없는 아이’가 아니라, ‘표현할 방법을 배우는 중인 아이’입니다
36개월 아이는 감정을 ‘이해하고’,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아직 서툰 시기입니다. 언어 발달이 진행 중이고, 감정 어휘 또한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기쁨이나 슬픔, 화남 같은 기본 감정조차도 표현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감정을 억누르거나, 울음, 고함, 때리기 같은 행동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의 감정 표현 부족은 단순히 내성적 성격이나 소심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거나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말로 옮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이들은 ‘조용한 아이’가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인 셈입니다. 유치원은 이런 아이들에게 감정 표현을 가르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현장입니다. 친구들과의 갈등, 놀이 중 생기는 감정, 선생님과의 대화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게 되며, 이를 통해 감정의 존재를 인식하고,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렇다면 유치원에서는 어떻게 아이의 감정 표현을 도울 수 있을까요? 부모는 어떤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까요? 아래 본론에서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지도 방법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를 돕는 유치원 내 실천 전략 7가지
1. 감정 단어를 일상 언어로 통합하기
“기뻐 보여요”, “지금 속상했어요?”, “화가 났어요?” 같은 표현을 교사가 먼저 자주 사용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감정 어휘를 익히고 자신의 상태를 언어로 표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감정 카드와 표정판 활용
언어보다 시각적 자극에 반응이 빠른 3세 아이에게는 감정 카드나 다양한 표정 그림이 효과적입니다. 기분이 어떤지 카드를 고르게 하거나, 그림 속 얼굴을 따라 하며 감정 인식 연습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3. 교사의 감정 모델링
교사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도 하나의 교육입니다. “선생님은 지금 기분이 좋아요. 여러분이 조용히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같은 문장을 자주 들으면 아이는 ‘감정도 말할 수 있는 것’ 임을 체득하게 됩니다. 4. 자유 놀이 시간의 관찰과 개입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때, 특히 혼자 조용히 있거나 친구와 다툰 후 침묵하는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적절한 시점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처럼 부담을 주지 않는 질문을 건네며 대화를 유도합니다. 5. 감정이야기 활동 도입
하루 일과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아이들과 감정 이야기를 나눕니다. “오늘 기뻤던 일 있어요?”, “속상했던 친구 있었나요?” 등의 질문을 통해 감정을 꺼내 말하는 연습을 반복합니다. 6. 역할놀이를 통한 감정 대화 훈련
병원놀이, 슈퍼놀이 등의 역할놀이 속에서 인형이 “난 오늘 화가 났어”라고 말하는 장면을 자주 구성하고, 아이에게 “왜 화가 났을까?”를 질문하며 감정 추론 훈련을 유도합니다. 7. 부모와의 연계 상담 및 피드백
유치원에서는 아이가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가정에서 드러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유치원-가정 간의 소통을 통해 정서 변화와 반응을 공유하며 지도 방향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감정 표현’은 가르쳐야 하는 능력입니다
감정 표현이 부족한 아이를 보며 부모나 교사가 흔히 느끼는 불안은 “우리 아이는 왜 말을 안 할까?”, “감정이 없는 걸까?”라는 걱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이는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라, 감정을 언어로 전달하는 방법을 아직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는 오히려 그만큼 마음속에 많은 감정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그 마음을 꺼내어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입니다. 유치원에서의 반복적이고 일관된 감정 훈련, 교사의 모델링, 친구들과의 안전한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는 점차 감정을 말로 꺼내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부모 역시 아이의 말 없는 행동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이럴 때 속상했겠구나”, “기분이 좋았어?”처럼 감정 언어를 대신해 주며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경험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힘은 단순한 언어 능력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정서적 도구입니다. 그리고 이 능력은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매일매일 연습되고 자라납니다. 말이 없는 아이에게 말의 씨앗을 심어주는 일, 그것이 바로 교사와 부모의 역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