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이상 아이가 엄마에게만 의존하고 아빠를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경우, 많은 아빠들이 소외감과 무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아이의 애착 발달 과정 중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아빠가 능동적으로 관계를 회복해 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본 글에서는 아이가 엄마만 찾는 이유와 그 속에 담긴 심리, 그리고 아빠가 자녀와의 유대감을 회복하고 강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안내합니다. 아빠도 아이의 ‘정서적 기지’가 될 수 있습니다.
“왜 나만 피하지?” 아빠가 느끼는 소외감의 정체
아빠가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가 달려와 안기기는커녕, “엄마 어디 있어?”라고 묻는 경우가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마음 한편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아빠들이 “아이와 잘 지내고 싶은데 자꾸 엄마만 찾는다”며 좌절감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아빠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애착 대상이 주로 엄마로 형성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특히 36개월 이후 아이는 ‘애착 인물’을 중심으로 정서적 안전감을 느끼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대부분의 경우 일상적으로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 즉 엄마와 애착이 먼저 형성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아빠와의 관계는 ‘시간’과 ‘경험’을 통해 따로 구축되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가 아빠보다 엄마를 선호하는 시기의 특성과, 아빠가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가까워지도록 이끌 수 있는 전략적이고도 현실적인 방법들을 소개합니다. ‘정서적 거리’를 좁히고, 아빠도 아이의 애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길을 함께 찾아봅니다.
아빠가 아이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5단계 실천법
**1. 억지로 다가가기보다 ‘기다리는’ 태도 갖기** 아이의 거부에 억지로 안아주거나 말을 시키면, 오히려 반감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아빠가 편안하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천천히 마음을 엽니다. 놀이 중 자연스럽게 “여기 앉아도 돼?”처럼 제안하는 태도가 관계 형성의 시작입니다. 2. 아이만을 위한 아빠 전용 ‘루틴 시간’ 만들기 아이와의 관계는 ‘기억’이 아닌 ‘경험’으로 만들어집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아빠와만 하는 고정 활동이 생기면, 아이는 점점 아빠와의 시간을 기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잠자기 전 그림책 읽기, 목욕놀이, 간단한 간식 만들기 등 아이가 즐겁게 기억할 수 있는 활동을 정해 보세요. 3. 아이의 감정을 반복적으로 ‘이해받고 있다’ 느끼게 하기 아이와의 유대는 감정을 통해 깊어집니다. “지금 엄마 보고 싶지?”, “아빠랑은 조금 어색하지?”처럼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대신해 주면, 아이는 아빠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4. 엄마와의 연대 보여주기, 경쟁하지 않기 아빠가 엄마와 경쟁하거나 비교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아이를 불안하게 만듭니다. “엄마는 지금 설거지하니까, 아빠랑 먼저 놀자”처럼 엄마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5. 일관된 반응과 따뜻한 경계 세우기 아이에게 신뢰를 주는 관계는 ‘일관성’에서 나옵니다. 아빠가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말투와 규칙으로 대하면, 아이는 점차 아빠에게도 안전함을 느끼게 됩니다. 사랑만 주는 관계보다, 경계를 지키는 관계가 더 깊은 신뢰를 형성합니다. 아빠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질’입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감정적으로 연결된 경험이 반복된다면, 아이는 서서히 아빠를 또 하나의 ‘정서적 기지’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빠와 아이 사이의 거리, 시간과 감정으로 좁혀진다
아이가 엄마에게 더 많이 의존하는 시기, 아빠는 때로 소외감을 느끼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를 망설이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보여주는 작은 노력과 진심 어린 접근은 아이와 평생 이어질 유대의 초석이 됩니다. 아이는 결국 자신과 감정을 함께 나누고, 기다려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엽니다. 아빠는 이미 아이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단지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엄마와 다를 뿐, 아이의 세계에서 아빠의 자리는 언제나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이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관계를 조금씩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오늘 아이가 엄마만 찾았더라도 괜찮습니다. 그 속에서 상처받기보다, “내가 다가갈 기회가 아직 남아있구나”라고 생각해 보세요. 아빠와 아이의 관계는 하루하루가 기회이고, 감정을 쌓는 시간입니다. 아이의 세상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은 여전히 활짝 열려 있습니다.